현안 때문에 골치를 앓던 정치인이 갑자기 어느 허름한 곳에 차를 멈췄다. 바닥에는 돌 가루 먼지가 가득하고, 여기저기에 망치 소리가 끊이지 않은 석공 친구의 작업장이었다. 머리 위에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고, 친구의 온몸에서는 땀이 비오듯이 흘러내렸다. 무릎을 꿇은 채 일어날 줄 모르고 일에 열중한 지 몇 시간째. 비석은 점점 아름다운 문양을 드러내며 모양을 갖춰 갔다. 다듬기가 끝난 비석에 명문을 새겨 넣었다. 친구의 정교한 솜씨에 감탄한 정치인이 말했다.
"나도 돌같이 단단한 사람들의 마음을 자네처럼 유연하게 다듬는 기술이 있었으면 좋겠네. 그리고 돌에 명문을 새기듯 사람들의 마음에 내 이름을 새길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그러자 친구가 한마디 했다.
"그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네. 사람을 대할 때 나처럼 무릎을 꿇어 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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