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대란 (以治待亂 써 이, 다스릴 치, 기다릴 대, 어지러울 란)


손자의 군쟁(軍爭) 편은 적과 싸울 때의 용병술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전투태세를 잘 갖추고 있는 적군과는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병사들의 사기는 아침에는 날카롭고, 낮에는 나태해지며, 저녁에는 돌아갈 생각만 한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 하는 자는 상대의 날카로운 기세를 피하고 적이 나태해질 때 공격하니, 이것이 사기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아군의 태세를 잘 정비하여 적이 혼란스러워지기를 기다리고, 아군의 태세를 침착하게 가다듬어 적이 시끄러워지기를 기다리니, 이것이 심리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以治待亂, 以靜待譁, 此治心者也.’

가까운 곳에서 먼 길을 오는 적을 기다리고, 편안한 자세로 적이 피로해지기를 기다리며, 배불리 먹고 나서 적이 배고프기를 기다리니, 이것이 힘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적의 깃발이 질서정연하면 이를 맞이하여 싸우지 않으며, 적진의 기세가 당당할 때는 공격하지 않으니, 이것이 변화에 잘 대처하는 방법이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하였으나, 싸우게 된 경우에는 지략(智略)을 써서 아군의 병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적을 제압하는 것이 온전한 승리라고 하였다. 아군의 전력을 잘 정비하고 나서 상대가 나태해지기를 기다려 공격하는 것도 그러한 용병술 가운데 하나이다.

이치대란은 뒷 구절의 이정대화(以靜待譁)와 상응하여 적이 혼란스러워지고 동요하기를 기다려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을 제압하는 용병의 방법이며, 또한 일상생활에서 경쟁자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도 통용된다.

여기서 유래한 이치대란(以治待亂)은 ‘자신을 다스린 뒤에 상대가 어지러워지기를 기다린다.’라는 뜻으로, 아군의 태세를 잘 정비하고 나서 적군이 혼란스러워지기를 기다려 대적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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