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성세 (虛張聲勢 빌 허, 베풀 장, 소리 성, 기세 세)


진(晉)나라 장수인 위주와 선진이 위(魏)나라에 있는 오록성으로 쳐들어갔다.

이때 선진은 군사들에게 군대 안에서 쓰는 기인 기치(旗幟)를 많이 들고 산이나 언덕을 지나갈 때마다 기를 꽂으라고 하였는데, 숲에는 수없이 많은 기치가 나부꼈다.

위주가 ‘군사는 적진을 향해 소리 없이 쳐들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기치를 꽂아 두어 적이 미리 방어하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하자, 선진은 곳곳에 기치를 많이 꽂아서 늘 강대국의 침략에 대해 근심하고 있는 약소국가인 위나라 백성들에게 우리 군대에 대한 위압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진(晉)나라 군사가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위나라 백성들이 성 위에 올라가보니 진나라의 기치가 온 산과 언덕에 셀 수 없이 펄럭이고 있었다. 위나라 백성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달아났고 오록성의 관리들도 이 백성들을 막을 수 없었다. 진나라 군사가 오록성에 이르자 성을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선진은 무사히 오록성을 함락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한 허장성세(虛張聲勢)는 ‘비어 있고 과장된 형세로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약하지만 강한 것처럼 가장하여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를 치거나 헛소문과 허세로 떠벌린다는 말이다. 실제로는 얼마 되지 않는데 과장하여 많다고 말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호왈백만(號曰百萬)도 비슷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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