路上所見 노상소견

길위에서 본 여인

-姜世晃 강세황

 (1712-1791)


凌波羅襪去翩翩 

  능파라말거편편


 一入重門便杳然 

  일입중문편묘연


 惟有多情殘雪在 

  유유다정잔설재


 屐痕留印短墻邊 

  극흔유인단장변”

.

물결 딛는 비단 버섯

(어여쁜 아가씨의 걸음걸이)

사뿐사뿐 가더니만


중문으로 들어서곤

아득히 자취없네.


다정할사 그래도

잔설이 남아 있어


야트막한 담장 가에 

신발 자국 찍혀있네


"수줍은 그녀는 

곁눈도 주지않고,

큰 대문을 밀고 들어가더니

다시 중문을 삐걱 열고서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마니..


그래도 미련이 남아 

차마 걸음을 떼지 못하는데,


아쉬운 눈길이 

가치발로 들여보던 

담장 가에 선명히 찍혀진

방금 전 그녀가 남기고 간

발자국에 가서 멈춰지는데"


짧은 한번만의 흘낏 봄에

흔들린 마음을..

뉘댁의 따님인까 하는 

궁금증을 

28字 속에 넘치게

담아 놓은 서정시입니다

 

표암 강세황은

조선 영.정조때 문신으로

문인評論家로 명성이 높고,

서화(書畫)에 뛰어나

1784년  중국에 갔을 때

그의 서화를 구하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고 할 정도로

조선의 최고의 예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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