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탕지 (金城湯池 쇠 금, 재 성, 끓을 탕, 못 지)


진시황제가 죽고 2세 황제 호해가 즉위한 뒤 중국은 전국적인 혼란기에 접어들었다.

진시황이 죽자 때를 같이하여 천하 각지에서 잠복하고 있던 여섯 강국의 제후와 종실들이 진나라를 타도하기 위해 일어났다. 그들은 제각기 왕이라 칭하고 군현의 책임자를 죽이는 등 기세가 거칠었다.

진나라의 위세는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쳤다. 이때에 무신이라는 이가 조나라의 영토를 평정하고 스스로 무신군이라 칭했다. 그 때에 범양 현령인 서공이 방비를 굳혀 무신군에게 저항할 자세를 보이자 변설가 괴통이라는 모사가 서공을 찾아가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당신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십여년 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혹독한 진나라의 법을 시행하여 그 덕분에 몸이 상하거나 재산을 빼앗긴 사람들로 인해 원망하는 마음이 깊어졌을 게 아닙니까. 그러나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지 않는 것은 진나라의 위세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진나라가 무너졌기 때문에 당신을 죽여 원한을 풀려고 할 것입니다.”라고 하자, 그는 “방책이 없겠소?”라고 했다.

이에 “나는 당신을 대신하여 무신군을 만나 당신께서 범양을 공격하여 현령이 항복했을 경우, 만약 그를 소홀히 대한다면 각국의 현령들은 손에 쥔 부귀를 놓치지 않으려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입니다. 그들은 준비를 충분히 하여 마치 ‘끓는 물에 둘러싸인 강철성(金城湯池)’처럼 견고하게 수비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범양 현령들을 극진히 대접해 준다면 각국의 현령들은 앞 다투어 항복해 올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무신군도 내 말을 들어줄 것입니다.”

서공과 무신군은 괴통의 진언을 흔쾌이 받아들여 항복한 서공을 후히 대우했기 때문에 이 말을 들은 다른 30여 성도 속속 항복해 왔다. 이렇게 하여 범양 사람들은 전란의 소용돌이를 비켜 가게 되었다.

여기에 나오는 금성탕지(金城湯池)란 말은 ‘쇠로 만든 성과 그 성을 둘러싸고 있는 끓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방어시설이 아주 튼튼한 성을 말한다.

금성철벽(金城鐵壁)· 탕지철성(湯池鐵城)· 철옹성(鐵壅城)도 같은 뜻이며, 금탕(金湯)으로 줄여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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